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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026.04.28 · 13 min read Advanced

확률은 왜 공리로 정의되는가 — Kolmogorov가 σ-대수를 도입한 이유

Laplace의 고전적 확률부터 Banach-Tarski 역설까지, 측도론적 확률 공리화의 필연성과 ML 기반으로서의 통일 프레임을 추적한다.


ML에서 “확률”이라는 단어는 PMF, PDF, 베이즈 사후분포, Diffusion model의 경로공간 측도까지 다섯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킨다. 이것들이 모두 동일한 수학적 구조임을 보이지 못하면, 케이스마다 다른 정리를 외워야 한다. Kolmogorov가 1933년에 도입한 공리 체계는 그 통일을 가능하게 한 유일한 프레임이다. 왜 하필 σ-대수라는 개념이 필요했는가?

세 가지 고전적 정의의 실패

확률을 처음 엄밀하게 정의하려 했던 시도는 세 갈래였다.

Laplace(1812)의 고전적 확률은 P(A)=A/Ω\mathbb{P}(A) = |A|/|\Omega|로, “동등한 결과”라는 개념에 기반한다. 문제는 “동등함”이 이미 확률 개념을 전제한다는 순환성이다. 샘플공간이 무한하면 정의 자체가 무너진다.

von Mises의 빈도주의는 P(A)=limnNA(n)/n\mathbb{P}(A) = \lim_{n\to\infty} N_A(n)/n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 극한이 존재한다는 보장을 어떻게 하는가? 수렴 정리 자체가 확률 개념에 의존하므로, 정당화가 순환에 빠진다. 단일 시행(“이 환자의 회복 확률”)은 아예 정의할 수 없다.

de Finetti의 주관주의는 객관성이 부족하고, 여러 관찰자의 확률을 결합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수학적 가법 구조는 여전히 독립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했다.

Kolmogorov의 통찰은 방향을 바꾸는 것이었다. “확률이 무엇인지를 정의하지 않는다. 확률이 어떤 규칙을 따라야 하는지를 공리로 정한다.” 뉴턴이 “힘이 무엇인가”가 아닌 F=maF = ma라는 규칙으로 시작했듯이.

Banach-Tarski — 모든 부분집합에 측도를 줄 수 없다

왜 “전체 멱집합 2Ω2^\Omega를 사건의 모임으로 쓰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 있다.

1924년 Banach-Tarski 역설: R3\mathbb{R}^3의 단위 공을 유한 개 조각으로 분해하여, 회전과 평행이동만으로 두 개의 단위 공을 만들 수 있다. R\mathbb{R}의 1차원 버전이 Vitali 집합이다.

정리 1 · Vitali 집합은 르베그 가측이 아니다

평행이동 불변, 가산가법, 단위구간을 1로 정규화하는 측도 mmR\mathbb{R}의 모든 부분집합에 정의될 수 없다.

▷ 증명

xy    xyQx \sim y \iff x - y \in \mathbb{Q}로 동치관계를 정의하고, 각 동치류에서 [0,1][0,1]의 대표원을 하나씩 뽑아 V[0,1]V \subseteq [0,1]을 만든다(선택공리). Q[1,1]={q1,q2,}\mathbb{Q} \cap [-1,1] = \{q_1, q_2, \ldots\}로 열거하고 Vn=V+qnV_n = V + q_n으로 정의하면, VnV_n들은 서로소이고 [0,1]nVn[1,2][0,1] \subseteq \bigcup_n V_n \subseteq [-1,2]가 성립한다.

평행이동 불변과 가산가법성으로부터

1n=1m(Vn)=n=1m(V)31 \leq \sum_{n=1}^\infty m(V_n) = \sum_{n=1}^\infty m(V) \leq 3

이므로 1m(V)31 \leq \sum m(V) \leq 3. m(V)=0m(V) = 0이면 합이 0으로 모순, m(V)>0m(V) > 0이면 합이 \infty로 모순. 따라서 m(V)m(V)는 정의될 수 없다. \square

이 결과는 σ-대수가 왜 반드시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측도를 부여할 수 있는 “착한” 집합들만 모아야 하고, 그 모임의 조건이 σ-대수의 세 공리다.

Kolmogorov 공리와 σ-대수

확률공간은 세 쌍 (Ω,F,P)(\Omega, \mathcal{F}, \mathbb{P})로 이루어진다. Ω\Omega는 샘플공간, F\mathcal{F}는 σ-대수(사건의 모임), P:F[0,1]\mathbb{P}: \mathcal{F} \to [0,1]은 확률측도다.

σ-대수의 세 조건은 “관찰 가능한 사건들의 자연스러운 닫힘”이다. AA가 결정 가능하면 AcA^c도 결정 가능(여집합 닫힘), A1,A2,A_1, A_2, \ldots가 결정 가능하면 “어떤 AnA_n이 일어남”도 결정 가능(가산 합집합 닫힘). 비가산 합집합까지 요구하면 Vitali 집합도 가측이 되어 모순이 생기므로, 정확히 가산에서 멈추는 것이 핵심이다.

확률의 공리는 세 가지다.

P(A)0,P(Ω)=1,P ⁣(i=1Ai)=i=1P(Ai)\mathbb{P}(A) \geq 0, \quad \mathbb{P}(\Omega) = 1, \quad \mathbb{P}\!\left(\bigsqcup_{i=1}^\infty A_i\right) = \sum_{i=1}^\infty \mathbb{P}(A_i)

마지막 조건인 가산가법성이 유한가법성보다 본질적으로 강하다. 자연밀도 Pnat(A)=limnA{1,,n}/n\mathbb{P}_\text{nat}(A) = \lim_{n\to\infty} |A \cap \{1,\ldots,n\}|/n은 유한가법적이지만 가산가법적이지 않다. 각 단원소 {k}\{k\}의 자연밀도는 0이지만 Pnat(N)=1\mathbb{P}_\text{nat}(\mathbb{N}) = 1이므로

k=1Pnat({k})=01=Pnat(N)\sum_{k=1}^\infty \mathbb{P}_\text{nat}(\{k\}) = 0 \neq 1 = \mathbb{P}_\text{nat}(\mathbb{N})

가산가법성 없이는 LLN, CLT, Borel-Cantelli 어느 것도 작동하지 않는다.

르베그 적분과 기댓값의 통일

측도가 정의되면 적분을 구성할 수 있다. 리만 적분이 xx-축을 분할하는 데 반해, 르베그 적분은 yy-축(값 공간)을 분할한다. 단순함수 φ=ci1Ai\varphi = \sum c_i \mathbf{1}_{A_i}의 적분을 ciμ(Ai)\sum c_i \mu(A_i)로 정의하고, 일반 가측함수는 단순함수의 단조 극한으로 근사한다.

이 구성의 핵심 귀결은 기댓값의 통일이다.

E[X]=ΩXdP\mathbb{E}[X] = \int_\Omega X\, d\mathbb{P}

이 단일 정의가 이산 확률변수에서는 ixipi\sum_i x_i p_i, 연속 확률변수에서는 xf(x)dx\int x f(x)\, dx, 혼합 분포에서도 동일한 형식으로 계산된다. 수렴 정리(MCT, DCT)는 이 적분 위에서 “기댓값과 미분의 교환”을 정당화한다.

θEpθ[f(X)]=Epθ ⁣[θlogpθ(X)f(X)]\frac{\partial}{\partial \theta}\mathbb{E}_{p_\theta}[f(X)] = \mathbb{E}_{p_\theta}\!\left[\frac{\partial}{\partial \theta} \log p_\theta(X) \cdot f(X)\right]

REINFORCE, reparameterization trick, score matching — 이 모두가 지배수렴정리(DCT)의 직접 응용이다.

트레이드오프와 한계

가정과 한계

이 공리 체계는 세 가지 중요한 선택에 의존한다.

선택공리: Vitali 집합의 존재는 선택공리를 사용한다. Solovay 모델처럼 선택공리를 거부하면 모든 집합이 가측인 수학이 가능하다. 그러나 표준 ZFC에서는 비가측 집합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σ-대수를 도입한다.

가산가법성의 범위: 비가산족의 합집합은 다루지 못한다. 연속 확률변수에서 xRP(X=x)=?\sum_{x \in \mathbb{R}} \mathbb{P}(X = x) = ?라는 질문은 가산가법성의 틀 바깥이다.

Ω\Omega의 무관성: 역설적이지만 중요한 사실 — 실제로 Ω\Omega가 무엇인지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다루는 것은 확률변수의 분포 PX\mathbb{P}_X이고, 이것은 Ω\Omega의 구체 형태와 거의 무관하다.

양자역학의 “확률 진폭”은 복소수여서 일반화 측도(부호측도, 복소측도)가 필요하고, 무한차원 다양체 위의 경로공간 측도(Diffusion model의 Wiener 측도)는 σ-대수 위의 측도로만 엄밀하게 정의된다.

정리

  • Laplace, von Mises, de Finetti의 정의는 각각 순환성·극한 보장 부재·객관성 부족으로 실패했다. Kolmogorov는 “확률이 무엇인가”가 아닌 “확률이 따라야 할 규칙”을 공리로 정했다.
  • Banach-Tarski·Vitali 집합은 모든 부분집합에 측도를 줄 수 없음을 보인다. σ-대수는 그 필연적 귀결이다.
  • 가산가법성은 유한가법성보다 본질적으로 강하며, LLN·CLT·Borel-Cantelli의 수학적 기반이다.
  • 르베그 적분은 이산·연속·혼합 분포의 기댓값을 단일 정의 XdP\int X\, d\mathbb{P}로 통합하고, 지배수렴정리는 REINFORCE와 reparameterization trick의 gradient 교환을 정당화한다.

공리 한 줄이 PMF, PDF, 사후분포, 경로공간 측도를 같은 언어로 말하게 만든다.

REF
Kolmogorov, A. N. · 1933 · Grundbegriffe der Wahrscheinlichkeitsrechnung · Springer